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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성크리처 - 멀고도 험했던 독립 그리고 멀고도 험한 크리처 장르물
    영화.드라마 2024. 2. 13. 15:38

     

    700억 제작비가 투자된 경성 크리처(2023) 파트1이 12월 공개되었다.

    괴수 장르물과 시대극의 하이브리드는 과연 어떠한 모습일까 궁금했던 시리즈로 기대 반 우려 반이 섞였던 것이 사실이다.

     

    https://www.netflix.com/kr/title/81618079

     

    경성크리처 |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어둠이 드리운 시대 1945년. 경성 최고의 자산가가 죽은 이도 찾아낸다는 토두꾼과 만났다. 생존이 전부였던 두 사람은 인간의 탐욕으로 탄생한 괴물을 마주하게 되는데…

    www.netflix.com

     

     

    개봉 전 기대 반은 그래도 볼 만했다 이고, 우려 반은 역시 괴수 장르물은 아직 무리가 있나 하는 생각이다.

     

    1945년 경성 거리를 만들어 놓은 세트의 정교함과 아름다움은 시대극을 보여주는데 무리없다. 그러나...

     

    1. 세상에 없는 피조물

    또 하나의 볼거리는 '괴수' 혹은 '크리처' 라는 피조물에 대한 기대감인데... 괴수물을 표방한다면 사실 이야기의 절반은 이 피조물의 생김새에 많은 호기심을 갖게 된다. 결론적으로 크리처 디자인은 실망적이다. 여러 매체와 커뮤니티에서는 게임에서 볼 법한 비쥬얼이라고 혹평을 하는데, 언뜻 보면 예전의 바이오 하자드(Bio Hazard) 게임의 좀비물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두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애니메이팅과 합성 같은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가 아니라 괴수의 질감(Texture)을 예전의 게임과 같은 것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허접하게 보인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 '컨셉 아트(Conceptural Art)'의 부재가 크다. 이 크리처가 왜 이런 모습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고 그저 세상에 없는 끔직한 모습만 보여주면 된다는 안일한 프리 프로덕션이다.

     

    이전에 7광구(2011)가 그랬고, 물괴(2018)도 그랬으며 이번에도 답습되었다.

     

    그저 징그렀고 엄청난 괴력 그리고 울퉁 불퉁 들고 파고 브러쉬 질만 잔뜩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세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를 괴수화 할 때는 '크기'의 문제로 다가간다.

    바로 Size Does Matter!!!

     

    그래서 핵피폭, 환경오염, 자연적 돌연변이... 등등 정확한 과학적 근거를 들지는 않지만 이러한 전제를 깔아서 이렇게 커졌어! 그리고 짠~~ 거대함으로 등장하게 된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피조물을 만들 때는 그에 대한 상세한 설정과 컨셉아트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

    왜 이런 모습인지, 성장할 때 변이가 되는지, 왜 공격을 하는지...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마인드 맵 작업과 리서치 그리고 수 천장의 컨셉 스케치와 오류를 거쳐 완성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성공적인 피조물은 그 장소에 가면 정말 있을 것 같은 착각을 주는 살아있는 크리처가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국내의 괴수 장르에 대한 인식 및 작업 구조가 제대로 서지 못한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이다.

    마치 깊숙한 곳에 봉인되었던 모성애가 깨어난 것 같은 반전. 딸을 보호하기 위한 괴수의 처절한 몸부림.

     

    다른 점이자 경성 크리처만의 개성은 '공격본능'만 숨쉬는 괴수가 아니라 '모성애'라는 본성이 발동하여 역사적 사실과 연계하여 측은지심과 분오에 대한 정의감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메리 셸리(Mary Shelley)의 프랑켄슈타인(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 1818)이 처음으로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크리처이고 이러한 감정이입이 된 최초라고 했을 때 한동안 없었던 이런 감성을 담은 괴수의 등장이다.

     

    컨셉 설정을 제대로만 했으면 한 획을 긋는 크리처물이 될 수도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더욱 커진다.

     

     

    2. 생체실험의 대외적 노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익히 알고 있는 731부대의 생체실험. 그 연장선에서 패망 직전 경성에서도 진행되었다는 가정으로 시작하기에 몰입감은 무척 높고 그러한 악마같은 행태에 분노하게 된다. 또한 독일의 만행은 너무나 많이 알려졌고 아직도 피해와 보상 그리고 전범자들의 처단이 계속 되고 있는데... 일본도 같은 전범국 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만행이 덜 알려졌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람으로써 억울할 뿐이다. 그런 점에서 넥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에 이러한 부분이 알려진 것은 드라마 외적인 큰 효과이다.

    요제프 멩겔레(Josef Mengele)와 동급인 일제의 731부대의 만행은 사람을 '통나무(마루타)'로 칭하며 악마놀이를 즐겼다.
     

    이에 대한 일본인들의 불만에 대해 한소희의 소셜 미디어 발언은 의미있다. "경성의 낭만이 아닌, 일제강점기 크리쳐가 아닌, 인간을 수단화한 실험 속에 태어난 괴물과 맞서는 찬란하고도 어두웠던 그때 그 시절 사람들의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사랑으로 품어야만 단단해질수 있었던 그해 봄".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장면은 실제로 행해졌던 일본제국주의 만행의 천분의 일도 안된다.

     

     

    3. 차례를 기다리는 것 같은 주고 받기 연출

    이 부분은 특히 7화에서 극에 달하는 연출이다. 마치 바둑이나 체스 게임처럼 상대방이 수를 두기 전까지 상대방은 기다리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서로 복도에서 대처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주인공들의 대화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다 돌진하는 느낌이고 이러한 연출로 인해 극의 긴장감과 사실감이 매우 크게 훼손된다. 마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이 아니라 턴방식의 전략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

    총격전이 잠시 휴전인 상태. 왜? 주인공들이 대화할 차례이니, 예의를 갖춰 멈춰 드림. ㅋㅎㅋㅎ 뭐야 턴 방식의 게임도 아니고 ^^

     

    시대극과 괴수물이라는 이종교합의 장르는 새로운 맛이 있지만 피조물의 디자인과 고구마 같은 게임의 턴방식 스러운 연출은 다소 실망스럽다. 2024년 여름에 맞이할 시즌2에서는 현대를 배경으로 이러한 단점이 보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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