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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딴 곳의 살인 초대 - 느슨한 구성이지만 있을 법한 결말
    영화.드라마 2024. 2. 12. 15:57

     

     

    아마추어 탐정이자 천재 해커인 다비 하트(Darby Hart)는 억만장자 앤디 오원(Andy Owen)의 초대로 아이슬란드의 초호화 IT 서비스가 제공되는 호텔에 8명의 다른 손님과 함께 묵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그녀 특유의 해킹 기술과 추리로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물이다.

    아이슬란드에 있는 최첨단 기술로 서비스 되는 초호화 호텔. 앤디 오원이 초대한 장소이다.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을 보면 애거서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추리소설을 떠올리게 된다. 나일강의 죽음,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혹은 열 개의 인디언 인형)와 같이 낯선 곳에 초대된 인물들이 생각지 못한 살인 사건에 내몰리고, 관련 없어 보였던 제 각기의 인물들이 알고 보니 각자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임인 하나 하나 밝혀지고 누가 범인일까를 골똘히 생각하는 반전의 반전의 재미를 주는 그런 이야기를 그리게 된다.

     

    억만장자 앤디는 초대 방식부터 최첨단 IT 기술을 이용하여 호화 개인 비행기로 아이슬란드(Iceland)에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들을 초대하며 그의 기술과 부를 과시한다. 앤디는 향후 기후 변화 등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밀스러운 기술 혁신 모임을 위해 초대하였다고 하지만 이 초대의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지게 만든다.

     

    전용 개인 비행기로 초대된 손님들을 아이슬란드 호텔로 비행하고 있다. 안락한 좌석과 기내 서비스로 호텔 명품식이 제공된다.

     

    그리고 도착한 첫 날 밤 주인공 다비의 옛 파트너 빌(Bill Farrah)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면서 모임은 위기를 겪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눈폭풍으로 외부와 완전 차단된 고립된 섬 같은 곳에서 또 다른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현재 내부에 있는 인물들 중에 범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며 특유의 추리물 관습이 발생한다.

     

    이러한 추리 장르의 관습은 치밀한 플롯 구조와 인물 설정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재연과 재연을 거듭하며 누가 과연 범인일까를 보는 참 재미가 있기 마련이다.

     

    몰입형 보안 시스템으로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개인 침실은 스캔하지 않는 최첨단 레이져 스캔으로 원하는 시간대를 완벽하게 3D 화면으로 복원하여 과거 영상을 볼 수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모인 인물이 총 몇 명인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에 관련된 캐릭터들은 다섯 명 내외로 좁혀지며 그들의 설익은 설정과 어설픈 관계로 이야기는 생각보다 느슨하여 긴장과 호기심을 크게 유발하지 못한다. 초대된 다른 인물들이 왜 있을까 싶은 구성이다.

     

    물론 사고로 인해 발생한 우연한 살인이 꼬리를 무는 것이기에 살인을 위한 초대는 아니었다. 그래서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의 추리물과는 다른 것이지만 초대 된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무의식적으로 허구의 탐정 역할을 즐기려는 시청자들에게는 이 부분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야기에서도 다비와 빌의 추억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비중에 비해 그 둘만의 애뜻함이 크게 강조되지도 못하였다. 오히려 앤디와 앤디의 아내 리(Lee Anderson)의 사연이 이야기의 핵심이며 그에 따른 기술 혁신에 따른 문제점 등이 무엇이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미래에 있을 법한 가능성'에 대해 기술 혁신에 따른 무서움 중에 하나가 이런 것일까 하는 물음이 있게 된다.

     

    인공지능 레이가 설계하여 건축 중인 또 다른 건축물. 건축도 보스턴 다이내믹에서 생산하는 다족 보행 로봇류 들이 시공을 하고 있다.
    인간은 태양 아래에서 수십만 년간 진화했기 때문에 인공조명에서 생활하면 심리적 안정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을 레이가 지적하여 지하 깊숙히 일련의 통로와 거울을 이용해 햇빛을 지하 50미터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였다.

     

    추리물에서 첫 번째 지목된 용의자는 범인이 아니다 라는 관습이 있듯이 외딴 곳의 살인 초대도 너무 쉽게 범인이 한 사람에게 지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기 저기 흩어 놓은 단서들이 마지막 7화에서 순식간에 모이며 의외의 진범이 밝혀진다.

     

    쉽게 그냥 넘어갔던 AI비서 레이(Ray)에게 고민상담 등 진솔한 얘기를 나누는 장면들은 곧 다가 올 미래의 가능성 중 하나일 것 같아서 인상 깊은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이야기의 더 큰 동력으로 발전될 것이라고 쉽게 읽히지 않은 부분이어서 마지막 반전은 신선했지만

     

    레이에 의해 AR로 초대되는 초반
    호텔 도착 후 론슨 비전이라는 구글 글래스 비슷한 안경을 착용하여 AR로 레이를 보는 장면

     

     

    이야기 후반 HMD를 통해 현실과 투사된 레이의 모습
     
     

    초대된 인물들 모두가 얼기 설기 얽힌 관계에서 재연과 반전을 통해 이야기가 촘촘하게 진행되었다면 기술의 오류가 가지고 올 수 있는 미래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까지 더 해지면서 꽤 수준 높고 참신한 이야기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크게 든다.

     

    그래도 눈과 얼음으로 뒤 덮힌 설원에서 펼쳐지는 시각적 볼거리와 최첨단 IT 기술이 녹아든 생활과 이와 관련된 사건 추리는 나름의 신선함이 있고 완벽한 대작은 아니지만 한겨울 정취에 빠져 시청하기에는 큰 무리없다.

     

     

    덧붙임)) 추리물의 또 다른 관습이라면 '다잉 메시지(Dying Message)'인데... 항상 느끼는 것이 '죽음이 코 앞인 당사자가 어떻게 저리 순식간에 미묘한 메시지를 남길까? ... 그냥 누가 범인이다! 라고 쓰면 될텐데... ^^ 빌이 남긴 다잉 메시지도 그 긴박한 상황에서 다비의 책을 찾아서 수 많은 페이지를 넘겨 피로 동그라미를 쳐 놓는다. 현실에선 불가능한 부분으로 추리물이라는 장르의 오래된 관습으로 즐기면 그만이고, 이 역시 추리 장르에서 볼 수 있는 큰 재미 중 하나이다.

    'Faulty Programming 프로그래밍 결함' 빌이 남긴 다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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